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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쇠락한 관광지의 매력

여행의 기술 2011/12/13 23:43 posted by 프렌치 핑크
  사이판은 확실히 핫플레이스는 아니다. 20세기에서 시간이 멈춘 듯 낡은 호텔과 시골스러운 거리에서 쇠락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미국이라는 건지 입국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물가는 서울보다 비싸다.
  하지만 사이판은 다시 찾고 싶은 관광지이다. 사실 그런 곳이 많지는 않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굳이 왜 이런 곳으로 왔을까 후회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번 가봤으니 다음엔 다른 곳으로 가고 싶은 것이 보통이었는데 사이판은 기회가 닿으면 한 번 더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사이판의 매력은 바로 그 쇠락함에서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낡은 호텔과 거리가 사이판을 찾던 사람들을 하나둘씩 줄인 탓인지 사이판은 대체로 조용하다. 관광과 액티비티를 위해 떠난 사람들에게는 지루해보일지 몰라도, 휴식을 위해 떠난 사람들에게 이 한적함보다 매력적인 것이 있을까.
  특히 우리가 묵었던 아쿠아리조트에서는 그야말로 엽서에 나오는 바다에 하염없이 앉아 있을 수 있었다. 엽서에 나오는 바다에서 중요한 것은 바다가 옥색이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다. 제주도 바다도 옥색이다. 다만 따듯한 철에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조금씩은 있게 마련이라 관광엽서의 풍경이 되기는 조금 어렵다. 푸켓의 해변이나 피피섬은 옥색 바다가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관광객들을 싣고온 모터보트가 가득 떠 있고 해변은 파라솔로 빽빽해서 원래의 아름다움이 가려버린다.
   
 사이판의 또 하나의 매력은 날씨다. 방심하고 있다가 한국에선 모르고 지내던 햇빛알레르기가 나타날 정도로 태양이 뜨겁지만 그늘에만 들어가면 바람이 선선하게 분다. 한낮에도 볕이 아니라 그늘로 다니면 그럭저럭 다닐만 하고, 해가 조금 꺾이고 나면 한결 여유롭게 다닐 수 있다. 건기의 동남아 날씨가 그렇다고는 하지만, 캄보디아나 태국보다는 사이판 쪽이 한결 덜 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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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이건 정말 아니다.

사회를 생각하다 2011/10/31 23:25 posted by 프렌치 핑크

  한미 FTA 의회 비준을 놓고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야기가 나온지 하도 오래라, 뭐 자동차나 전기 쪽은 우리에게 유리하고 농업쪽에서는 우리에게 불리하다 정도만 기억하고 있다가 무슨 내용이 문제인지 다시 한번 찾아보았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대한민국 국회에서 이런 걸 비준하겠다고 하다니, 차라리 지금 내가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기를 바라게 된다. 인터넷 정보라는 것이 좀 과장된 것들도 흘러다니지 않던가.
  자세한 건 나도 잘 모르지만, 떠도는 이야기 중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은 것이 몇가지 있다.
 
 1) 공기업 민영화와 외국인 지분 제한 철폐.
  전기, 수도, 가스.. 그야말로 국민생활의 기초다. 지금 우리나라도 뭐 한전이나 가스공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으니 민영화된 것이긴 하지만 사실 외국인 지분이 제한되고 정부가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다가 여러가지 제한을 걸어두어서 사기업 같은 민영화는 아니다. 한전이 지금이야 적자로 지낸다지만,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워지면 쉽게 흑자 낼 수 있다. 요금을 올려버리면 다들 무슨 수가 있겠는가. 그래서 주가도 크게 안 오른다. 정부 규제를 받으니까. 오죽하면 김쌍수 전임 사장이 그만두었겠는가.
  그런데 외국인에게 모든 지분이 넘어가면 어떻게 될까? 적자로 굳이 발전을 하고 장사를 할까? 설령 요금을 계속 규제한다고 해도 일을 하도록 규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즉, 초과이윤은 아무리 규제해도 사업을 하도록 강제할 순 없다. 적자 보는 장사는 차라리 안 하겠다고 하면 그냥 요금 올려줄 수 밖에 없다. 
  지금 왠만한 공기업의 사업영역은 대부분 이렇다. 그런데 이런 이상한 조항을 순순히 비준하면 안 되는 거다.

2)  자본시장의 완전 개방.
 뭐.. 둘이 덩치가 비슷할 때 서로 개방하는 거지.
 심지어, 달러를 찍어내는 나라에 완전 개방하면 뭐하자는 건지? 핼리콥터로 달러를 찍어서 뿌리면 그 돈으로 한국은행을 사들이고, 한국에서는 환율 방어한다고 외평채 발행하고? 이런 것은 아니어야 할 텐데.

3) 래칫조항
  한 마디로, 나중에 이 협약으로 인해 어떤 문제가 생겨도 돌이킬 수 없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한다. 왜 스스로 벼랑끝에 서려고 하는가. 거기에 뭐가 있길래.

 소고기가 문제가 아니다. 그건 감정적인 면을 떼어 놓고 보면 찬성도, 반대도 이성적으로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었다.
 지금 비준하자고 하는 FTA는 정말 왜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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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가상보다 쎌 때

써나가기 2011/10/15 23:19 posted by 프렌치 핑크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지도 어느사이 시간이 좀 지나갔다. 여전히 인기있는 포멧이지만, 리얼리티 프로그램들 처럼 초반의 열광과 관심이 지나가면 인기가 좀 줄어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여전히 재미있게 보고 있다. 진짜 지망생들이 나오고, 편집의 힘입은 바 있겠지만 다양한 캐릭터들이 선보이고, 때로는 황당한 캐릭터나 애피소드도 튀어나오고. 아마 그 사람들이 진짜가 아니라 연기자라면 그렇게 진지하게 잘 하는 뉴페이스들을 발굴하기도 힘들 것이다. 
 
  그런데 Mr.아이돌이라고 아이돌 그룹이 데뷔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나온다고 한다. 나도 작년,재작년 쯤에 생각해 보았던 아이템이다. 물론 지금 영화를 개봉하는 사람들은 그보다 훨씬 빨리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었겠지만.  나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그 아이템은 그냥 접었다. 저보다 더 재미있겠나 싶어서였다. 돈들여, 시간들여 극장까지 가는 만큼 TV 프로그램보다 기대수준도 높을텐데, 그 기대를 충족할만큼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드라마틱한 일들이 참 많기도 하다 싶다. 현실의 뉴스를 보면 영화보다 끔찍한 일들이 많이도 벌어진다. 실화에 기반한 영화 '도가니'만 해도 현실이 너무 끔찍해 수위를 낮춘것이라니.

  현실이 가상보다 쎌 때,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나. 더 쎈 이야기를 찾는 방식으로는 힘들지 않을까. 이야기의 결을 살려서, 이야기 그 자체 만큼이나 '말하는 방식'이 중요하지 않을까. 예전부터 그래왔을지도 모르지만, 요즘 새삼스레 드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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